처음에 도서관에서 '치즈'라는 글자가 눈에 띄길래 '머지?'라는 생각에 펼쳐봤는데

안에 치즈 사진이 가득하고, 글자도 크더군요(응?)

그래서 빌렸습니다.

책 제목에서 느낄수 있듯이 기행문 입니다.
4년전 배낭여행에서 치즈를 보고 반해서 다시 치즈를 보고, 여행하고 싶은 생각에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무작정 유럽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래서 유럽의 대표적인 프랑스와 스위스의 치즈를 보고, 맛보고, 그리고 보기 힘들다는 치즈 제조 과정도 봤는 것들을 쭈~욱 써내려간 책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밌는 점은 저자가 처음에는 아무 계획없이(?) 여행을 떠났다는 점이 참 인상깊고 부러웠습니다. 저도 그런 무계획적인 여해을 좋아하는데 이런 외국에서 그런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 멋있었습니다.

책 내용은 정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부담없었습니다. 그리고 치즈의 맛이나 치즈 가게에 대한 인상, 여행 다닐때의 에피소드등등을 생동감 있게 서술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단원 끝에 치즈에 대한 설명이 있고, 자신이 들렀던 가게의 위치도 간단히 소개 되어있습니다.

기억에 남는구절
-p.238
"지병이 있으셨나 봐"
"아니, 그런건 아니고... 사실은 자살하셨어"
아차 싶었다. 설마 그런 일이 있었으리라 생각이나 했겠는가.. 나는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을 몰랐다.
"우리 농장 있잖아. 거기서 목매서 돌아가셨어. 아버지는 평생 농부셨는데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으셨나 봐. 매달려 있는 아버지를 새벽에 제일 먼저 나온 형수님이 발견하셨어"

=다른 선진국인 나라의 농촌도 우리나라의 농촌과 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가나 농업은 천대 받는 일인걸까?

-p247
에멘탈 치즈는 치즈 속에서 가스가 형성되면서 구멍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또한 바깥쪽으로는 발효되는 내내 지방분을 배출한다고 한다. 하나의 에멘탈이 만들어지기까지 만드는 사람도 사람이지만 치즈도 안팎으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었다.

=치즈를 의인법으로 묘사한것이 인상깊었다.

-p267
잠시후,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 시작됐다. 나무 국자의 용도는 정말 숟가락이었다. 식탁의 한가운데엔 크림이 든 나무통이 있었는데 그 크림을 각자의 수저로 떠먹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찌개처럼 말이다. 그 장면은 놀라움 이상으로 반갑기까지 했다.-중략-

=나는 동양에서만 한냄비에서 여러명이 숟가락으로 퍼서 먹는 줄 알았는데, 외국에도 이런 풍습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p269
"카밀라는 폴란드에서 왔어요. 영어는 할 줄 몰라요"
"폴란드에서요? 폴란드에서 이 산골까지 치즈를 배우러 왔어요?"
"아니, 일하러요. 스위스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니깐 폴란드에서까지 일꾼이 오는 거죠. 요즘 어떤 젊은 사람이 이 산골까지 와서 일하려고 하겠어요"
"어? 스위스 사람들도 그래요?"
-중략-
우리나라하고 똑같구나. 어렵고 힘든 일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이 되는 것 말이다.

=역시나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똑같이 힘든일이나 농업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젊은이들은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p276
"이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치즈 공장과 같이 일을 해. 그렇다고 매일 치즈를 그냥 가져다 먹으면 치즈 공장에 치즈가 남아 있겠어? 그래서 일는 별도로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우리는 치즈를 가게에서 사다가 먹어"
즉 자신은 치즈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것과 치즈의 유통은 별개의 문제라는 말이었다.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 하는 외국인..(우리나라도 그런가요?;;;)

-p322
화이트 골드? 아, 우유! 아주머니는 우유를 화이트 골드라 부르셨다.
-중략-
"꼭 아기 다루듯 하시네요"
"그럼요. 치즈는 내 아기지요. 물론 남편의 아기이기도 하고요"
치즈를 마음으로 만드시는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정말 치즈를 사랑하고 있었다.

=치즈를 정말 사랑으로 만들고 있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느낄수 있는 부분이였다.

 

이 책을 읽고나서 먹고 싶은 치즈가 있다면

'셍넥테르 치즈 (saint nectaire)' , '바뇽 치즈 (banon)' , '뇌프샤텔 치즈 (neufchatel)' 가 먹고 싶어졌다~!^^

블로그 이미지

김 박사

,